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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SF 철학: <미키17>과 <옥자>, 인간과 생명의 의미를 탐구하다

날카로운 하늘 2025. 3. 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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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동물의 경계를 묻다: 봉준호의 영화 <옥자>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옥자>(2017) 역시 마찬가지다. 거대 다국적 기업이 만들어낸 유전자 조작 슈퍼돼지 ‘옥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한 동물 보호를 넘어서 자본주의, 생명 윤리, 소비 사회의 폭력성까지 확장된다.

 

그렇다면, <미키17>과 <옥자>는 어떤 공통점을 가질까?
두 작품 모두 자본주의적 착취 시스템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탐구한다. 단지 대상이 다를 뿐이다. <미키17>에서 인간 ‘미키’가 소모품처럼 취급되었다면, <옥자>에서는 동물 ‘옥자’가 기업의 이윤을 위해 희생된다. 결국, 봉준호가 지속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같다.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 슈퍼돼지 옥자와 소녀 미자의 여정

이야기는 한국의 산골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미자(안서현 분)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며, 슈퍼돼지 ‘옥자’를 동생처럼 돌본다. 그런데 옥자는 단순한 돼지가 아니라, 다국적 기업 ‘미란도’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개발한 슈퍼돼지 중 하나다. 미란도는 10년 전 전 세계 곳곳의 농부들에게 슈퍼돼지를 맡겨 키우게 했고, 이제 그중 가장 우수한 개체를 선발해 뉴욕으로 데려가려 한다.

하지만 미자에게 옥자는 실험용 동물도, 고기도 아닌 가족이다. 미자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옥자를 되찾겠다고 결심하고, 뉴욕까지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동물 해방단체(ALF, Animal Liberation Front)와 엮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옥자를 둘러싼 거대 기업의 탐욕과 인간 사회의 이면이 드러난다.


🔥 미란도, 그리고 ‘착한 기업’의 가면

영화 속 미란도 그룹(CEO 루시 미란도, 틸다 스윈튼 분)은 전형적인 현대 자본주의 기업의 모습을 풍자한다.
겉으로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을 하겠다"**며 착한 기업 이미지를 만들지만, 실상은 동물 실험과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려 한다.

이 점에서 미란도의 모습은 <미키17> 속 ‘드라카 지휘부’와 닮아 있다.

  • 미란도는 인간을 위한 식량을 공급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을 희생시킨다.
  • 드라카 지휘부는 개척을 위해 미키를 희생시킨다.
  • 두 조직 모두 생명을 ‘소비 가능한 자원’으로 바라본다.

이는 실제 세계에서도 우리가 자주 마주하는 논리다. 우리는 기업이 내세우는 ‘윤리적 마케팅’을 믿지만, 그 이면에서는 끝없는 착취가 일어난다.


🛑 소비의 결과, 그리고 우리가 외면하는 현실

<옥자>는 단순한 동물권 영화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먹을거리’를 위해 감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 영화 속에서 미란도는 슈퍼돼지를 대량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동물들의 감정을 철저히 무시한다.
  • 마지막 장면에서 미자가 옥자를 구해내지만, 거대한 屠殺장(도살장)에는 수많은 옥자 같은 슈퍼돼지들이 여전히 갇혀 있다.
  • 우리는 화면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 불편함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이러한 모습은 <미키17>에서 미키가 겪는 반복적인 죽음과도 맞닿아 있다.

  • 미키 역시 소모품으로 취급되며, 우주 개척을 위해 희생된다.
  •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또는 동물)이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착취당하는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 영화는 이러한 현실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 <옥자>와 <미키17>을 함께 보면 더 흥미로운 상징들

두 영화를 연결해서 보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 소비되는 존재: 미키 vs. 옥자

  • 미키는 ‘우주 개척’을 위한 소모품이다.
  • 옥자는 ‘인류의 식량’을 위한 소모품이다.
  • 결국,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착취당하는 존재가 생길 수밖에 없다.

🔹 프린터 vs. 도살장

  • <미키17>에서는 미키가 반복적으로 프린터처럼 재생된다.
  • <옥자>에서는 동물들이 반복적으로 屠殺장으로 보내진다.
  • 둘 다 ‘생명’을 기계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을 상징한다.

🔹 저항하는 개인: 미자 vs. 미키

  •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기업과 맞서 싸운다.
  • 미키는 드라카 지휘부의 착취 시스템에 저항한다.
  • 둘 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

🔹 착한 마케팅의 가면

  • 미란도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품’을 만든다고 홍보한다.
  • 드라카 지휘부는 ‘미래를 위한 개척’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 하지만 결국, 둘 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명을 착취할 뿐이다.

🛸 <옥자>와 <미키17>: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지다

봉준호 감독은 항상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설국열차>에서 노동자 계급이 혁명을 꿈꿨다면,
<옥자>에서는 동물이,
<미키17>에서는 복제 인간이 착취당하는 구조를 조명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
  • 자본주의는 과연 얼마나 윤리적인가?
  • 착취를 거부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미키17>을 본 뒤 <옥자>를 다시 보면,
그 안에 담긴 더 깊은 메시지와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미키와 옥자를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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